임신을 하면 안먹던 음식이 땡긴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먹는 음식으로 아들과 딸을 알 수 있다고도 한다. 세종이의 성별을 임신 8개월 정도에 알기 전까지 우리 부부는 똘똘이가 여자아인 줄 알고 있었다(세종이는 남자 아이다).
뱃속에서 노는 모습, 배의 모양, 입덧의 유형 등등 오만 잡다구리한 임신 관련 정보를 종합해 보았을 때 똘똘이는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단 한가지 의심이 되는 부분이 바로 음식이었는데, 평소에 고기, 기름기 있는 음식 등을 싫어하는 마눌이 임신 초기에 고기를 먹고 싶어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으러 갔던 것이 바로, "돈까스"다.
나름대로 깨끗하고, 분위기도 깔끔해서 좋았다. 물론 맛도 있었다.


돈까스를 먹고 나서 청계천까지 걸어와 마눌에게 청계천 구경을 시켜주었다. 집 근처의 양재천보다는 못하지만 도심 한가운데에 물 흐르는 공간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걸어보기 충분한 곳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해서 마눌은 임신 전에는 잘 먹지 않던 돈까스라는 음식을 먹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기름진 음식이 속을 더부룩하게 하여, 출산할 때까지 돈까스는 절대 먹지 않았다. 아마도 돈까스는 마눌이 먹고 싶었던 것이 아닌 똘똘이, 즉 세종이가 먹고 싶어서 엄마를 꼬신 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