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잘 다니는 것 같았습니다. 퇴근 후에 유치원에서 뭐했니, 재미있었니 물어보면 재미있었다, 뭐 먹었다 등등의 이야기를 잘 하길래 진짜 그런 줄 알았습니다.

세종이가 다른 날과 다르게(며칠 가지도 않았기 때문에 사실 다르다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종엄마가 유치원에 전화를 했답니다. 그랬더니 유치원에서 한 이야기를 듣고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제는 세종이가 유치원에서 한참을 울다가 힘들다면서 30분이나 유치원에서 잠을 잤다고 합니다. 오늘은 약간 울다가 10분 정도 누워서 쉬었다고 합니다. 울었답니다. 그래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종이는 오며 가며 씩씩하게 인사도 잘 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유치원에서의 실상은 웃는 그 모습이 그대로가 아니었다봅니다.

물론 심각한 건 아닙니다. 적응을 하는 중에 울기도 하는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짠합니다. 엄마도 아빠도 할머니도 없는 유치원에서 혼자 쓸쓸하게 울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할머니와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다네요. 울면서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세종이가 세상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아주 많은 것들 중에 한가짔기 배워가고 있습니다. 엄마아빠와 떨어져 지내는 법,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법,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면서 자신의 자아를 형성해 가는 법. 그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겠지요. 이 모든 것을 배우면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을까요? 어제와 오늘 있었던 세종이의 울음도 그러한 인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겠지요.

아직은 낯설고 또 형아누나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힘들고 어려울 겁니다. 쭈뼛쭈뼛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그렇게 주변을 서성이고 있나봅니다. 적응하겠지요.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꿋꿋하게 자신을 가꾸어가겠지요. 아직까지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의젓합니다.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세종엄마와 아빠는 그래서 자는 세종이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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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엉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