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종이 처음 유치원에 갑니다. 어린이집을 아직까지 한번도 다녀본적이 없이, 그냥 집에서 엄마랑, 할머니랑 지내다가 이제서야 다른 커뮤니티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2009년 3월 4일 수요일. 오전 8시 50분에 노란색 유치원 버스를 타고 갑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아침시간 활용 전략을 전면 수정했습니다. 아침에 저부터 일찍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모두 한 다음, 세종이 치카(이닦기)와 세수를 먼저 시키는 겁니다. 아침 치카와 세수가 저의 미션입니다.

남자아이를 키워보신 부모들은 대부분(물론 엄청나게 순한 남자아이 빼고) 이해하시겠지만, 고집 한번 피우면 장난 아닙니다. 이제 4살이지만 힘도 너무 셉니다. 이런 고집은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 피우는데, 치카와 세수가 그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자기 전 치카와 세수, 그 중에서도 치카는 거의 제 몫입니다. 저는 그냥 힘으로 밀어붙이거든요. 다리 사이에 세종이 다리를 끼고, 왼쪽 팔뚝에 세종이를 눕힌다음 왼쪽 겨드랑이에 세종이 오른손을 껴서 못 움직이게 한 후 왼손으로는 세종이의 왼손을 잡습니다. 그러면 세종이는 꼼짝없이 무장해제된 채 입만 다물고 있지요. 저는 칫솔로 목이랑 코를 간질거립니다. 웃는 세종이는 입을 열게 되고 그때 칫솔을 밀어 넣으면 치카는 50% 성공입니다. 일단 칫솔을 입에 넣는 것까지가 기싸움이자 신경전이지 그 단계만 지나면 우굴우굴과 세수는 일사천리입니다.

아무튼 오늘부터 치카와 세수를 시키고 출근을 하는 것이 저의 미션이 되어버렸습니다. 다행이 아침도 우유와 콘프레이크 그리고 바나나 몇조각을 넣어줬네요. 버스 타고 가기 전에 할머니가 먹을 것을 조금 더 멕이시겠죠.

기념이 될만한 일이라서 그냥 짧게나마 남깁니다. 세종이도 좋은 시절 다 가고 이제 고생문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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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엉뚱이